성경매일묵상 (예레미야 51장 45~53절)

 '예레미야'가 '바벨론'의 멸망에 대한 예언을 선포할 때는 아직 '남유다'가 멸망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장차 '유다'가 망하게 되면, 70년의 포로 생활 동안 '바벨론'에 정착해서 살라는 권고는 전혀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렸던 것이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런 말씀을 주신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만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처음 포로로 잡혀갈 때의 심정처럼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려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굳이 이런 권고를 주실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벨론'으로 끌려갈 '이스라엘' 백성들은, 처음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곳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고, 부도 축적하게 되면, 아예 '바벨론'에 눌러 앉으려는 마음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바벨론' 땅에서 이방인과 다름없는 삶, 곧, 하나님의 백성이란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가증하고 불경한 삶을 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약속된 70년의 징계 기간이 차고 '바벨론'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하였음에도, 그 땅을 포기하지 못한 채 그 안에 머무르는 잘못을 범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한 때에 '바벨론'에서 나와 하나님의 진노를 피하라고 권고하신 것이지요.

 그래서 '예레미야'는 본문 50절에서 "칼을 피한 자들이여 멈추지 말고 걸어가라 먼 곳에서 여호와를 생각하며 예루살렘을 너희 마음에 두라(렘51:50)"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영원하지 않으며, 언젠가는 '바벨론'처럼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땅은 우리가 영원히 머무를 곳이 아니라 그저 잠시 지나가는 여정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벧전2:11)"고 권면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우리에겐 돌아갈 본향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면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정구윤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