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매일묵상 (역대상 2장 9~17절)

 역대상 2장부터 8장까지는 '야곱'의 열두 아들들의 족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 오늘 읽은 역대상 2장 9절에서 17절은 '베레스'의 장남 '헤스론'으로부터 '다윗'에 이르는 족보지요. 그런데 이 족보에는 특이한 게 하나 있습니다. 사무엘상 16장에는 '다윗'이 '이새'의 여덟 번째 아들로 나오는데, 역대상 2장의 족보에는 '다윗'이 일곱 번째 아들이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다윗'을 '이스라엘'의 가장 이상적인 왕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완전함을 뜻하는 7이라는 숫자를 사용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면, 성경이 말하는 다른 역사적 사실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상징이나 허구가 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에서 '다윗'이 일곱 째 아들로 기록된 것은, 사무엘상 16장에서 이름이 언급된 첫째부터 셋째 형을 제외한, '다윗'의 네 명의 형들 중 하나가, 어린 나이에 죽었기 때문에, 족보에서 생략된 것으로 이해하는 게 더 타당합니다.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죽은 아들은 종종 족보에서 제외하는 것이 당시 문화였기 때문이지요.

 '이새'의 족보가 특이한 점 또 한가지는, 아들의 이름만 기록되던 족보에 딸들의 이름도 나온다는 점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이새'의 딸은 '스루야'와 '아비가일'입니다. 그렇자면 족보에 두 딸을 소개한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스루야'와 '아비가일'이 낳은 아들이 '다윗'이 '이스라엘'을 통치할 때 군대 장관이었기 때문입니다. '스루야'의 아들은 '아비새'와 '요압', '아사헬', 이렇게 셋입니다. 또 '아비가일'은 '아마사'를 낳았는데, '아마사'는 '다윗'에게 반역을 일으킨 '압살롬'이 세운 군대 장관이었습니다.

 이처럼 열왕기가 역사서로서 객관적 사실 관계를 보다 충실하게 기록했다면, 역대기는 보다 후대에, 저자의 신앙적 관점을 가미해서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성경은 결코 모순되는 허구가 아닙니다. 네 권의 복음서 또한, 동일한 사건을 조금씩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록한 것처럼, 열왕기와 역대기를 비교하면서 읽는다면, 보다 풍성한 은혜를 누릴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 정구윤 목사